사랑도 배워야 하나요?
사랑도 배워야 하나요? 누구나 사랑을 원한다
사랑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예술의 주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 모두 사랑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절대 연애 또는 결혼을 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연애를 하다가 상처를 받고 두 번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건 우리 안 깊은 곳에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경험을 쌓아갑니다. 심리학자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서, 출생 시 유아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어 불확실한 세계로 던져지는 경험이,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 수치심, 죄책감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 분리된 상태를 극복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게 되는데, 사랑은 우리가 분리를 극복하고 다시 하나가 된다고 느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욕구는 우리가 가진 욕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성공, 돈, 명예, 지위, 외모 등에 대한 욕구 역시도 그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욕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그 무엇보다 사랑을 원합니다. 우리는 사랑 안에서 기쁘고 즐겁고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며 다른 무엇이 모두 채워진다 해도 사랑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행복하다고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해 줍니다.
사랑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유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요? 연애를 할 때에도 혹은 결혼을 하고 나서도 늘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랑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가정에서도 혹은 학교에서도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사랑의 기술> 저자인 에리히 프롬은 사람들이 사랑이란 운만 좋다면 누구든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감정이라고 착각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랑은 건축, 음악, 미술처럼 지식과 노력을 통해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사랑에 빠진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며,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친구나 가족 관계보다 연인 사이가 더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인 관계라고 해서 다른 관계와 특별하게 다른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는 다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연애와 결혼 역시 기본 바탕은 교우관계입니다. 연애나 결혼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나 문제들은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교우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연애나 결혼 역시 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다른 관계들 보다 훨씬 더 밀착되어 있기에 관계에서 갈등이나 마찰이 발생했을 때 다른 관계보다 회복이 더 어려운 것입니다. 이렇듯 사랑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사랑을 배워야 하는 이유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을 공감하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잣대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이, 우리의 기질, 성격, 환경, 경험, 교육 수준, 가치관, 생활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며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혹은 자신의 마음대로 추측하는 등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연인관계, 부모-자녀 관계, 부부관계 등과 같이 매우 가까운 관계일수록 우리는 더더욱 그러한 착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착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고,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사랑의 가장 기본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잘 보이려고 애쓰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며 나도 모르게 상당한 에너지를 쓰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무언가를 숨기거나 꾸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좋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에서는 상대를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이며,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당연함을 받아들이고 나는 상대방과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고, 그 방법을 배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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